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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및 기타

번역가의 수입: 2009년과 2010년 수입 공개

by 아이엠댓1 2011. 11. 8.


저는 10년차 번역사(번역가)입니다. 번역가가 되고 싶어하는 분들 중에서 번역가의 수입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아서 제 연간 수입을 공개하려고 합니다.

저는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고 프리랜서로 개인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사업자 등록은 되어 있습니다만 고객 중에 세금계산서를 원하는 경우에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기 위해서
등록했을 뿐 번역회사처럼 번역 중개업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간혹 일이 너무 많아서 다른 번역가 분들과 일을 분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 수입의 90% 이상은 제가 직접 번역일을 해서 번 돈인 셈입니다.



그리고 제가 직접 최종 고객과 거래하기 보다는 번역회사를 통해서 일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영업이나 홍보에는 젬병인데다가, 번역회사를 통해서 일하는게 편하다 보니 그냥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세금은 번역회사에서 매월 제게 번역료를 송금할 때 3.3% 정도 원천세를 공제해서 세금 신고를 대신 해줍니다. 그러면 세무서에서는 1년에 한 번 5월에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가 되면 저의 연간 총 소득액을 합산해서 서류를 보내줍니다. 저도 따로 엑셀 파일에 수입을 정리하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세무서에서 보내준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 신뢰성이 더 있으니까 그것을 일부 공개하겠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2009년 귀속 소득세 신고를 할 때 (2010년 5월) 세무서에서 보내준 자료의 일부입니다.
사업자등록번호는 가렸습니다.

 


2009년에 연간 수입 금액이 7천만원이 넘어서 제 직장생활 경력 10년에 번역 경력 10년까지 통틀어서 가장 높았습니다.

2010년 귀속 소득세 신고할 때 (2011년 5월) 세무서에서 보내준 자료에 나와 있는 제 연간 수입 금액은 아래와 같습니다. 역시 사업자등록번호는 가렸습니다.

 


맨 아래 소득의 종류를 보면 다른 소득은 전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위 금액은 세금을 공제하기 전의 총 수입 금액입니다. 세금은 연간 2-3백만원 정도 냅니다.

업종코드는 9로 시작되는 코드는 번역회사에서 입력한 것이고 7로 시작하는 코드는 제가 사업자 등록할 때 신고한 코드입니다. 940100은 "저술가"이고 940909는 "자영업", 940911은 "기타모집수당", "749902"는 "물품감정형량 및 견본추출업 번역 및 통역" 입니다. 940911은 딱 한 번 번역회사에서 실수로 입력한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번역회사에서는 세금 신고할 때 프리랜서들의 업종을 94010이나 94909로 입력합니다.

올해는 작년 보다는 조금 더 많을 것 같습니다만 2009년의 7천만원은 넘지 못할 것 같네요. 그 해에는 정말 일이 굉장히 많았고 주말도 거의 쉬지 않고 미친듯이 일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이제는 건강도 생각해야 하고 그래서 그렇게 일하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저보다 많이 버는 번역가들도 많이 있겠지만 제가 수입을 아는 다른 번역가 분은 없기 때문에 모르겠네요.

연간 6-7천만원이 많다면 많지만 또 다른 돈 많이 버는 의사 같은 전문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죠.
개인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제 친구는 한 달 순수입이 3천만원이니까요.
강남에 아파트 한 채 사고 외제차를 부담없이 몰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많이 벌고 싶으면 번역가 하지 마세요. 돈을 벌기에는 장사하는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제 월 수입이 500만원 정도는 되지만, 아파트 대출 상환금과 이자, 사무실 임대료, 건강보험료, 연금보험료 등을 떼고 나면 4백만원 미만인데, 이걸로 아이 둘 키우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목표는 번역 수입만으로 한 달에 1천만원을 넘기는 것인데,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부족할 것 같습니다. 다른 번역사들과 팀을 이뤄서 큰 프로젝트를 하거나, 외국에서 단가 높은 일을 받아오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 같아서, 내년에는 그쪽으로 한번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